축구2007.11.12 12:32
파리아스 3년, '잊혀진 명가' 포항이 다시 섰다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포항 스틸러스가 마침내 숙원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상대는 1995년 정상 문턱에서 포항을 좌절시켰던 성남 일화. 12년 만에 이를 설욕하면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1992년 K리그 우승 이후 번번이 정상 여정에서 분루를 삼켰던 포항의 도전은 15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포항의 ‘명가 부활’을 이끈 이는 역설적이게도 브라질 출신의 ‘이방인’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었다. 포항이 인고의 세월을 거쳐 정규리그 정상 고지에 다시 오르기까지 과정을 되돌아본다.

파리아스 3년, ‘삼바’로 완성된 포항 축구

2004년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 통합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패한 포항은 2005년 기술축구의 본산인 브라질에서 파리아스 감독을 영입하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감행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수비 위주의 안정적 경기 운영과 롱패스에 의존하던 팀을 짧고 빠른 패스를 구사하는 팀으로 변모시켰다.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는 백패스와 횡패스 금지령을 내리며 무의미한 볼 돌리기를 지양했다.

이 과정에서 기본 기술과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이 팀의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정교한 패스워크가 이뤄졌다. 선수 전원이 골을 만들기 위해 공격적인 마인드를 갖추는 팀으로 발전했다. 두드러진 스타 선수 없이도 선수 전원이 고른 활약을 펼친 힘은 올 시즌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다.

 ▲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 통합 6위-> 통합 3위-> 우승

파리아스 감독은 부임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치른 2005 A3 챔피언스컵에서 변화된 팀 컬러를 선보이며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전기리그 4위, 후기리그 6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4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두고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일 정도의 경쟁력을 만들었다.

2006년에는 시즌 내내 가장 화끈한 축구를 하는 팀으로 인상을 남겼다. 정규리그에서 42골을 기록하며 최다 득점 2위팀에 올랐다. 챔피언결정전 2경기를 더 치른 최다 득점 1위의 성남(46골)과 맞먹는 화력이다. 시즌 초반에는 2006년 월드컵을 앞두고 있던 간판 공격수 이동국의 활약이 빛났다. 이동국이 불의의 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이후에는 이적생 고기구의 맹활약이 공백을 대신했다. 결국 전기 2위, 후기 2위로 4강 플레이오프행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수원에 0-1로 패했지만 가장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팀으로 주목받았다.

2007년의 행보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시즌 초반에는 6경기 연속 무패(4승 2무)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의 기세를 이어가는가 했지만 4, 5월에 득점포가 침묵하고 주전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12경기 연속 무승(7무5패) 기록이라는 최악의 부진을 경험하기도 했다. 6월 중순부터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사기를 끌어올린 포항은 휴식기 동안 강한 체력 훈련을 통해 후반기 대반전을 노렸다. 후반기에 득점력을 회복한 포항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집중력을 보이며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고, 정규리그 5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 포스트시즌 대반전 성공, 2007 K리그 우승

포항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우승을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올 시즌 돌풍의 팀 경남을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을 때만 해도 운이 좋았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이때부터 '전통 명가'의 저력이 살아났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거함 울산을 2-1로 침몰시켰다. 이적생으로 주로 교체 출장했던 이광재는 3경기 연속골로 ‘슈퍼 서브’로 떠올랐다. 수비수 황재원은 골 넣는 수비수로 강한 인상 남겼다.

전세를 뒤집은 포항은 사흘 후 또다시 장거리 원정에 나선 수원전에서도 1-0으로 승리했다. 따바레즈의 날카로운 프리킥이 박원재의 백헤딩슛으로 연결되며 결승골을 만들었다. 더 이상 이변이 아니었다.

반전의 기세는 4경기 만에 홈으로 돌아온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극에 달했다. 입추의 여지 없이 만석인 홈에서 포항은 정규리그 1위의 강호 성남을 3-1로 격침시켰다.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박원재와 후반에 교체 투입된 고기구, 이광재가 연속골 터트리면서 상대를 압도했다. 충격에 휩싸인 성남은 일주일 뒤 탄천 홈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도 끝내 포항의 상승 기세를 당내지 못했다.

- 깊이가 다른 축구전문 뉴스 스포탈 코리아(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Posted by 블로긋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