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2007.11.12 12:35
조 토리의 다저스 2008년 날 수 있을까?
민기자닷컴 | 기사입력 2007-11-12 05:57 | 최종수정 2007-11-12 07:37

2007년 월드시리즈가 끝나고 스토브리그에 돌입하자마자 가장 큰 뉴스거리를 제공한 인물은 슈퍼스타가 아닌 슈퍼 감독 조 토리였습니다. 지난 12년간 한번도 빼 놓지 않고 뉴욕 양키스를 포스트 시즌으로 이끌었던 토리 감독이 양키스와 예상대로 결별했습니다.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더욱 눈길을 끌더니 또 논란 속에 LA 다저스와 3년간 13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해 또 시선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박찬호가 친정팀 다저스로 복귀하면서 한때 국내 팬들에게 최고 인기 팀이던 다저스가 더욱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다저스는 올 해도 380만 명의 유료관중을 동원한 인기팀 입니다. 양키스에만 뒤질 뿐 NL에서는 최다 관중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시즌 중반까지도 NL 서부조 선두권에 머물다가 막판에 몰락하며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사실 다저스 팬들의 실망은 지난 1988년 시즌 이후 끝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막강 오클랜드 에이스를 꺾고 마지막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이후 19년간 다저스는 4번 포스트 시즌(PS)에 진출했습니다. 성적은 1승12패. 단 한번도 디비전시리즈를 통과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3번은 싹쓸이패였습니다.


다저스 감독 취임식에서 토리 부부(사진 우측)와 맥토크 구단주 부부가 다정한 모습입니다. ⓒ GettyImages/멀티비츠/나비뉴스


그런 와중에 ‘승리 청부사’로 자리매긴 토리 감독을 영입하면서 다저스 팬들은 벌써부터 20년만의 PS 시리즈 승리를 꿈꾸며 흥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토리 감독은 겨울 시장 최대어인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다저스 가세 가능성을 언급해 또 한번 흥분을 몰고 왔습니다. 그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아마 4~5개 팀 장도가 알렉스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데, 에이로드의 몸값을 지불할 수 있는 팀은 많지 않다.”며 다저스를 그 중의 한 팀으로 꼽았습니다. 토리는 또한 “우리 둘의 관계는 특히 올 해 아주 편안했다. 에이로드가 양키스와의 계약을 파기한 것은 내겐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지만 우리는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으며, 다저스의 맥코트 구단주는 다저스의 명예 회복을 위해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이로드의 영입은 분명히 다저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올 시즌 다저스는 129홈런으로 NL 16개 팀 중에 15위에 그치는 빈약한 파워에 허덕였습니다. 반면에 에이로드는 홀로 54홈런에 156타점을 올리며 AL MVP가 확정적인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다저스가 젊은 선수들 위주로 개편 중인 점을 감안하면 32세의 리더십이 강한 에이로드의 영입은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 대가가 3억5000만 달러라면 맥코트 구단주가 아마 상당히 많이 망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한 선수에게 그런 돈을 투자한다는 것이 실리적인 일인지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플로리다 말린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등 몇몇 구단의 가격이 에이로드가 원하는 몸값보다 낮을 정도인데 말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오히려 말린스가 시장에 내 놓은 3루수 미겔 카브레라를 영입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장기적으로 훨씬 나은 결정일 수도 있습니다. 24세의 카브레라는 이미 빅리그에서 인정받은 '타점 머신'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올 해 3할2푼에 34홈런 119타점을 기록한 카브레라는 지난 4년 연속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말린스가 선발 투수, 외야수, 포수 등을 원하고 있어 가격이 상당히 높지만 아직 FA가 되려면 2년이 남았고, 에이로드보다 8살이나 어리다는 점 등 유리한 점들이 아주 많습니다. 물론 에이로드 쟁탈전만큼이나 많은 팀들이 치열한 영입전을 벌일 것이지만 말입니다. 아마도 카브레라 쟁탈전은 에이로드보다 더욱 치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에이로드나 혹은 카브레라를 영입한다 해도 다저스가 곧바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양키스가 지난 2004년 에이로드를 영입한 이래 한번도 WS 챔피언에 복귀하지 못한 것만 보아도 한 선수의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에이로드급의 선수가 양키스급의 팀을 우승시키지 못했다면 토리 감독과 에이로드 혹은 카브레라를 영입한다고 다저스가 갑자기 우승 후보가 되기에는 빈 구석이 꽤 많아 보입니다. 


전통적으로 투수 왕국이던 다저스는 내년 시즌 선발 투수로 브래드 페니, 데릭 로우, 채드 빌링슬리가 확정이지만 그 후로는 아직 의문부호입니다. 작년에 4700만 달러를 투자한 제이슨 슈미트는 팔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고, 에스테반 로아이자 역시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그래서 박찬호의 다저스 복귀는 더욱 희망적이기는 합니다. 구원 투수진은 마무리 사이토 타카시와 셋업맨 조나단 브록스턴이 탄탄하지만 보강이 필요합니다.


유망주들은 아주 많은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외야에는 매트 켐프와 안드레 이디어, 델윈 영 등이 있고, 내야에는 떠오르는 스타 포수 러셀 마틴을 비롯해 앤디 라로시, 제임스 로니, 토니 아브레유 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신구의 조화가 매끄럽지 못합니다. 40세 노장 제프 켄트의 복귀가 유력하지만 그는 팀워크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선수입니다. 아마도 토리 감독의 능력이 빛을 발할 부분은 바로 신구의 조화를 이뤄 클럽하우스를 화기애애하면서도 경쟁력 있게 끌어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올 시즌 리틀 감독은 그것을 해내지 못해 결국 목이 달아나고 말았으니까요.


2008년 다저스를 이끌 맥코트 구단주와 토리 감독, 콜레티 단장.(사진 우로부터) 2008 시즌에도 계속 저렇게 웃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GettyImages/멀티비츠/나비뉴스


그러나 다저스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다저스의 문제점은 고위 경영층에 있다는 것이 지배적입니다. 지난 2004년에 팀을 인수한 프랭크 맥코트 구단주는 네드 콜레티 단장을 앞세워 나름대로 투자를 했습니다. 작년에는 구속이 급격히 떨어진 슈미트에게 3년간 4700만 달러를 집어 주었고, 하락세가 역력한 외야수 후안 피에르에게 5년간 4400만 달러의 잭팟을 안겼습니다. 슈미트가 계약이 끝나는 2009년 시즌까지 얼마나 기여할지는 야구의 신도 예측하기 어렵고, 피에르의 계약은 2011년에나 끝납니다. 다저스는 빅리그에서 6번째로 높은 팀 연봉을 지불했지만 맥코트가 인수한 후 4년간 두 번 나선 PS에서 1승6패를 기록했습니다. 맥코트는 그나마 PS로 이끈 감독들을 모두 쫓아냈습니다. 지난 4년간 감독과 단장이 각각 세 번씩 갈렸습니다.


다저스 수뇌부를 둘러싼 구설수는 프랭크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의 부인인 제이미 맥코트가 사사건건 팀 운영에 간섭을 하는 것에 대해 지역 언론의 시선이 고울 수가 없습니다. 물론 제이미 맥코트는 빅리그에서 여성으로는 가장 고위직인 부회장의 직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지타운대학과 소르본드 대학원에서 불어를 전공한 재원이지만 구단 책자에 나온 ‘프랜차이스의 발전과 전략적인 계획을 총괄하는 직책’이라는 소개는 어색하기 그지없습니다.


보스턴의 부동산 갑부 출신인 프랭크 맥코트는 다저스 인수 전에 레드삭스를 구입하려고 혈안이었는데 당시 내건 공약이 낡은 펜웨이 파크를 떠나 보스턴 남쪽에 새로운 구장을 짓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에 말입니다. 펜웨이 파크의 전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이 다저스를 인수하고 난 이후로는 모든 것이 야구가 중심이 아니라 비즈니스가 중심이 되고 말았습니다. 올 시즌 막판 다저스타디움에 취재 갔다가 온통 광고판으로 변한 운동장 정경에 혀를 차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프랭크 맥코트의 시즌 종료 기자회견장에 앉아 있노라니 왜 그렇게 자꾸 피터 오말리 전 다저스 구단주가 떠오르던 지요. 부인, 아니 부회장 제이미가 곁에 버티고 선 모습도 생소했고, 정말 많은 차이를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토리 감독이 양키스에서 성공한 이유 중에 중요한 것은 선수들을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로부터 차단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준 것과, 가장 터프하고 집요한 뉴욕의 미디어들과의 관계를 매끈하게 이끌어 팀 분위기를 항상 긍정적으로 이끈 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LA에서는 그의 그런 능력이 별로 필요 없을지도 모릅니다. LA 언론은 숫자도 훨씬 적고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구단주도(제이미 프랭크가 다크호스이긴 하지만) 운동장에서의 팀 운영 자체에는 크게 손을 대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조 토리 신임 감독과 다저스 팀이 넘어야할 벽은 대단히 많습니다. 양키스에 비해 확실히 중량감이 떨어지는 선수층과 그에게 쏟아질 팬들과 언론의 엄청난 기대, 많이 흐트러진 다저스의 야구 전통, 야구와 비즈니스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구단 수뇌부 등 장애물 투생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것은 다저스가 상대해야할 팀이 콜로라도 로키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등이라는 점입니다. 남은 스토브리그에서 다저스도 많은 변화를 주겠지만 현재 상태로 보면 다저스가 내년 시즌에 훨훨 날기가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Posted by 블로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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